본문 바로가기

고양이 질환/고양이 육아

새끼고양이 양육에 대해

출산 직후 새끼고양이의 영양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먼저 생후 4주령까지 새끼 고양이는 건강한 어미로부터 양질의 젖을 공급받아야 합니다. 보통 고양이 출산체중은 80~140g입니다. 충분한 영양공급이 이뤄질 때 일주일에 50~100g씩 체중은 증가하지요. 따라서 보호자께서는 일주일에 한번씩 새끼고양이의 체중을 재 영양상태를 간접적으로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만약 새끼고양이가 어미고양이로부터 적절히 젖을 공급받지 못한다면 위의 체중증가를 달성하지 못한 채 계속해서 울며 안절부절 못해 하거나, 아예 활동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이때는 즉시 유모고양이, 혹은 고양이전용 우유를 통해 충분한 영양공급이 이뤄져야 합니다.(이에 대해서는 포스팅 마지막 부분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생후 4주령부터는 어미고양이의 젖을 섭취함과 동시에 서서히 고형음식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따라서 처음에는 묽은 죽 형태의 고형음식을 만들어 줍니다. 이는 건사료는 해당 부피의 3배, 캔사료는 1/2의 물 또는 고양이전용 우유를 섞어서 만들 수 있지요. 이렇게 만들어진 음식은 새끼고양이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낮고 넓은 그릇에 주셔야 합니다. 만약 새끼고양이가 그릇에 담긴 음식을 먹는데 어려워 한다면 새끼고양이의 입술에 살짝 묻혀주거나 손가락에 음식을 묻힌 채 입안에 넣어주는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새끼고양이가 이렇게 만들어진 음식을 잘 먹기 시작하면 서서히 음식에 섞어주는 물 또는 고양이전용 우유의 양을 줄여줍니다. 이렇게 새끼고양이의 영양은 서서히 유동식에서 고형식으로 바뀌에 됩니다. 이 과정이 완료되는 시점은 생후 6~8주령입니다. 이 시기까지 새끼고양이는 어미고양이와의 관계를 통해 음식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화의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만약 이처럼 중요한 시기인 생후 6주령 이전에 어미고양이로부터 분리되어 다른 가정에 입양된다면 학습장애와 함께 조심스럽고 공격적인 성향의 고양이로 성장할 가능성이 커지지요. 또한 이 시기에 음식에 대한 인지형성이 이뤄지기 때문에 특히 잘 관리하셔야 합니다.(트랙백-까다로운 고양이 음식이야기)  이런 이유로 저는 새끼고양이 입양은 생후 8주령 이후에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생후 6~8주령 새끼고양이는 고형식을 먹긴 하지만 아직까지 성인고양이와는 다른 점이 많습니다. 우선 한창 성장기인 새끼고양이는 에너지요구량이 엄청나지요. 예를 들어, 생후 12주령에는 성인고양이 에너지요구량의 약 3배를 필요로 합니다. 이 왕성한 에너지요구량은 생후 6개월 이후에 고양이의 성장이 더져지며 함께 감소할 때까지 이어집니다. 때문에 생후 6~8주령 이후 성장기고양이는 고열량에 소화가 잘되는 양질의 음식을 섭취해야 하며, 되도록 자유급식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개에 비해 이 시기의 자유급식은 성장기고양이에게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보통 건사료는 85~99g, 캔사료는 226~284g이 적정 성장기요구량이지요. 


자, 이제 출생에서 어미고양이 곁을 떠날 때까지 새끼고양이 영양이 한눈에 들어오시나요? 하지만 출생 직후 가끔 어미고양이가 질환, 행동학적 이유로 새끼고양이를 돌보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때 즉시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새끼고양이의 건강은 매우 위험해지지요. 이 상황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유모고양이의 도움을 받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일반 가정에서 이는 쉽지 않지요. 하지만 대신에 고양이전용 우유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우유를 이용해 에너지요구량을 충족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너무 과도한 양을 섭취할 경우 설사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꼭 권장량을 줘야 합니다. 


 1주령 = 13ml x 몸무게(g)/100g
 2주령 = 17ml x 몸무게(g)/100g
 3주령 = 20ml x 몸무게(g)/100g
 4주령 = 22ml x 몸무게(g)/100g



제조사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위의 생후 주령에 따른 계산을 통해 얻은 양을 하루 3~4회 동일한 양으로 나눠 충분히 덥힌 후 아기젖병을 이용해 줍니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만약 새끼고양이가 젖병을 어미고양이 젖처럼 빠는 모습(suckling reflex)을 보이지 않는다면 절대 강제로 급여하면 안됩니다. 자칫 잘못하면 기관지를 통해 넘어가 폐렴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만약 아기 젖병을 사용해야할 때는 꼭 수의사선생님의 진료를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갓 태어난 새끼고양이를 위해 우리가 더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고양이는 포유동물이며 항온동물입니다. 하지만 출생 직후 새끼고양이는 스스로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매우 낮기 때문에 주위온도에 매우 민감합니다. 즉, 변온동물이나 마찬가지인 거지요. 따라서 생후 1주령에는 꼭 주위온도를 30~32도로 유지해주셔야 합니다. 이후 새끼고양이가 자라남에 따라 24도로 서서히 낮춰줘야 하지요. 아, 습도는 55~60%가 적당합니다. 

한가지 마지막으로 우리가 더 해줄 수 있는 일은 새끼고양이가 적절히 배변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겁니다. 어미고양이는 갓 태어난 새끼고양이의 항문을 핣아줍니다. 이는 매우 불결하게 보일 수 있지만 사실 새끼고양이는 이 과정이 없으면 적절히 배뇨를 시작할 수 없습니다. 만약 어미고양이가 새끼고양이를 보살피지 않는다면 꼭 습윤한 면솜으로 항문주위를 살포시 자극해 주세요. 새끼고양이 배를 쓰다듬어 주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지요. 이 과정을 통해서 배변방법을 학습하게 되고 새끼고양이는 생후 3주령이 되면 배변을 스스로 할 수 있게 됩니다. 

자, 이제 새끼고양이 양육에 중요한 사항을 모두 살펴봤습니다. 동물은 사람과 똑같습니다. 우리 아이의 육아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듯이 우리가 한 생명의 탄생에 관여했다면 실천있는사랑이 꼭 필요합니다. 애묘인 여러분! 꼭 공부해서 어미고양이와 새끼고양이 모두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합시다! 


알림 : [수의사 연중, dralways.tistory.com] 블로그에 있는 모든 내용은 반려동물의 건강관리와 의학적문제에 대한 교육적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모든 내용은 수의사의 진단과 치료를 대체할 수 없음을 명심하시고 독자의 반려동물이 아플 때에는 꼭 수의사를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참고문헌
<Textbook of Veterinary Internal Medicine by Ettinger, Feldman>
<수의내과학, 대한수의내과학회 교수협의회>

사진출처
<http://knitclickstir.blogspot.com/2010/11/toad-ally-worth-drive.html>
<http://heartofacowgirl.blogspot.com/2009/04/one-little-kitty.html>
<http://www.superstock.com/stock-photos-images/4070-30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