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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소개

온라인 진료행위의 위험성

 

증상이란 무얼까요? 우리는 어떠한 증상을 느낄 때 의사를 찾지만, 이 증상은 실재하는 증상과는 크게 다릅니다. 실재하는 증상이 그 질병이 초래한 직접적인 표현이라면 환자가 느끼는 증상은 질병의 흐름 가운데 환자 스스로의 의식화, 담화의 과정을 거쳐 주관이 더해진 것입니다. 결국 환자는 이 만들어진 증상을 가지고 실재하는 증상을 찾으려는 의사와 대면하게 되는 것이지요. 실재하는 증상에만 접근하면 된다는 전통적 의학관점은 결국 의학지식에만 의존함으로써 환자와는 동떨어진 의사를 양성하는 문제를 야기해 왔습니다.

이렇듯 개개인의 가치와 신념이 더해진 증상이 실재하는 증상이 다름은 같은 질병을 앓고 있다 하더라도 한사람 한사람에게 증상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의미하며, 이와 같은 질병의 개별성은 비단 증상 뿐 아니라 질병의 과정, 치료에 대한 반응 등 모든 곳에서 마찬가지로 나타납니다. 이는 한사람의 질병에 대한 진단 및 치료는 의학지식만을 가지고는 결코 이뤄질 수 없으며, 개별의사의 경험과 판단이 함께할 때 가능함을 의미하지요. 결국 가치있는 진료란 개별의사가 과학적 의학지식과 개별 환자의 특성 모두를 존중할 때 가치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동물의 경우는 어떨까요? 동물은 사람처럼 스스로 의식화, 담화의 과정을 거쳐 실재하는 증상에 가치, 신념 등의 주관을 더할거라 생각하기 힘듭니다. 만약 가능하더라도, 야생에서의 나약함은 곧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동물은 그 증상을 철저히 감추려 하지요. 또한 사람의 <환자-의사> 관계와 달리 동물의 경우 <동물-보호자-수의사>의 관계를 형성하기 때문에 보호자가 느끼는 동물의 증상은 한단계 왜곡의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결국 수의사는 개별 동물의 실재하는 증상, 동물이 호소하는 증상, 보호자가 전하는 증상 가운데 진단 및 치료에 도움이 되는 증상을 알고 적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소위 임상을 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임상이란 <환자를 진료하거나 의학을 연구하기 위하여 병상에 임하는 일>을 의미하는데, 여기사 "병상에 임하는 일"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환자의 진료에 의학지식뿐 아니라 임상을 하는 주체의 경험과 판단이 함께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현대의학은 겉에서 보기에는 완전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어떠한 학문보다 불확실성으로 가득찬 학문입니다. 이러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같은 질병이라도 그 증상의 호소, 질병의 과정, 치료에 대한 반응은 개체마다 다르게 나타나며, 상대적으로 확실성을 갖춘 의학지식 사이에 존재하는 불확실성을 임상을 하는 주체의 경험과 판단이 메울 때 비로소 온전한 진단과 치료, 즉 임상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만약 동물이 우리 인간과 같은 소중한 생명이라면, 절대 온라인을 통한 정보와 상담이 임상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오늘날은 사람 의학정보를 아주 쉽게 온라인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대학병원 뿐 아니라, 네이버, 다움, 위키피디아와 같은 포털 사이트에서는 아주 상세하게 해당 질병에 대한 의학정보를 제공하고 있지요. 하지만 반려동물 의학정보는 아직까지 반려인들께서 쉽게 얻을 수 없는게 현실입니다. 저는 포스팅을 통해 딱 이 틈만 메우고자 블로그(수의사 연중, http://dralways.tistory.com)를 시작했지만 이 또한 반려동물 의학정보에 그쳐야할 뿐, 절대 개별 주치의의 임상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바로 이는 제가 블로그를 개설한 이래 끊임없이 저를 괴롭혀 왔으며, 가장 경계해야할 문제이지요.

 

하지만 아무리 확실성과 불확실성이 혼재한 현대의학이라도

다음은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당신의 반려동물의 건강에 이상이 의심될 때,

온라인에 의존하지 말고 믿을만한 주치의를 만나보세요.

 바로 그들을 위한 우리 인간의 최소한의 배려입니다."